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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네~20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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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20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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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 습관2019.05.01
01.27
회사에서 40살이 되면 어떤 교육을 해준다.
인생 반 살았으니 잠시 멈춰서 돌아온 길을 생각해보고
‘아… 내가 여기 말곤 이제 갈 곳이 없구나’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더 힘을 내서 회사일에 정진하라는 뜻의 교육이 아닐까? (내 생각이다.)
그래서 40세 교육을 받고 온 동료들은 한동안 열심히 일을 한다.
45세가 되도 교육을 한다.
너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회사에만 올인하지 말고
나가서 뭘 하고 살지 좀 생각을 해봐라는 의미의 교육이다.
회사의 배려에 고마워해야 할지,
난 너에게 미리 준비하라고 알려줬어 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봐야 할지 참 애매한 교육이다.
연금 상품에 대한 필요성과 계열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종류에 대한
진지한 소개를 듣고 있자면 누구나 나와 같은 오해를 하겠지.
이 교육 과정에서 연금소개만큼이나 나에게 강렬히 전달된 강사의 말이 있었는데,
“여러분. 퇴직 후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는다고 상상을 해보세요.
본인을 어떻게 소개해서 은행 창구 직원에게 신용을 받을 건가요?
지금은 다니는 회사 명함만 들고 가도 10분 안에 억을 빌려서 올 수 있죠?
그런데 그 조그만 명함이 없다면요?
얼마나 오랜 시간 나를 믿어달라고 소개를 해야 하고, 그리고 그 결과로 과연 얼마까지 빌릴 수 있을까요?”
…..
그 뒤로도 많은 말들을 했던 것 같다.
취지는 본인의 가치를 올려라였던 것 같지만. 그 뒤 강의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 나는 이미 대출 창구에서 처음 보는 은행 직원과 마주 앉아 있었고
볼펜을 만지작만지작하면서 그 직원의 입에서 나올 대출 가능 금액을 기다리는 상상을 했다.
과연 난 나를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무섭더라. 그 상상.
그것이 힘들어서 모두들 눈 뜨기 싫은 아침임에도 정신 줄 부여잡고 출근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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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일차 -01.26
21년 1월의 끝자락을 보고 조바심을 느낀 건가.
어제저녁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끌어줘 우연히 보게 된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는 미국 변호사 vlog 때문인가.
특별한 계획은 없었지만 평소보다 한 시간 먼저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6시에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별의별 악몽을 다 꾸고 눈을 떠보니 새벽 4시 30분.
이렇게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피곤하다 싶어 다시 잠들기를 청했지만 걸러 먹었다.
소풍날 벌떡 일어나는 어린애처럼 새벽형 인간 1일 차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불 밖을 나왔다.
무엇을 할 것인가.
멍하니 휴대폰을 쥐고 소파에 앉아 뉴스 조금.. 신세계가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했구나.
이마트 와이번스가 된 건가
어젯밤 나스닥은 또 롤러코스 터였나 보다 테슬라 애플 가진 사람 부럽다는 생각을 하며 커피 믹스를 한잔 태웠다.
빈 속 커피는 안 좋을 것 같지만, 이 조용한 새벽과 은은한 커피 향은 참 조화롭다.
일단 1일 차.
아무 계획도 없이 일어난 1일 차.
한동안 방치했던 블로그에 글을 포스팅하는 것으로 계획을 하나 세웠다.
나의 21년. 새벽형 인간임을 선포하고
매일매일 성공 여부를 남기는 것으로 나의 의지력을 채찍질해야겠다.
내 이야기네~
점심을 늘 함께 하는 동료가 있다
회사 입사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어느덧 15년 이상씩 얼굴 보고 지내왔고, 무엇보다 동갑인지라 관심사도 비슷하고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식사 파트너로는 손색이 없는 사람들이다.
지난주 어느 날. 그들과 식사 후 가볍게 산책을 하는 중이었다.
‘한 7년은 버틸 수 있으려나?’ 라는 말이 한 사람의 입에서 불쑥 나왔다.
그러자 다른 동료가 ‘글쎄. 7년이면 부장 십년 차네. 우리 큰 애는 중학생이겠는데. 대학교 보낼 때까지는 힘들겠지?’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이런 걸 걱정해야 되는 나이였구나.
난 정말 내 미래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구나.
7년. 물론 그 시간보다 더 짧을 수도 더 길수도 있겠지만, 7년 그래 그 7년이 지나고 나면,
난 지금보다 더 늘어난 흰머리에 걱정 많은 중년이 되어 있을 터이고,
애들은 교육비 한참 들어갈 나이일 텐데, 아빠가 회사를 안 다니네...
이런 생각의 흐름은 순식간에 날 우울하게 만들었다.
미쳤지. 미쳤어.
꼬박꼬박 꽂히던 월급이 어느 날부터 끊어진다면 난 어디서 그 돈을 벌어야 하지.
내가 여길 나가면 뭘 해야, 아니 뭘 할 수 있지?
당장 내일부터 이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처럼 서두르던 나의 머리속은 결국 명확한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때마침 아주 오래 전 회사 선배가 한말이 떠올랐다.
‘아침에 우리 출근하지. 그 때 내 목에 걸린 사원증으로 ‘삑’ 회사 문이 열리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알아야 해.
그게 안 열린다고 생각을 해봐 무섭지 않냐?
문이 열림에 고마워하고 들어왔으면 열심히 해야지.’
당시에는 참 꼰대스러운 멘트네라고 생각했는데,
후.. 생각이 많아지는 2019년 어느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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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수십년이 흘러, 다시 찾은 학교 운동장에서 잊고 살던 그 때의 추억이 사라난다.
저 시절 함께 했던 친구 녀석들에게 사진을 공유해줬더니...
돌아오는 답변이 청승이란다.
감수성 없는 친구들 같으니라..
이런 날은 소년이 되어보는 것도 멋있게 늙어가는 방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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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 습관
나만 그런가?
해야 할 일들이 쌓여가면 갑자기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진다... 정확히 보자면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일의 회피 수단으로 좀 그럴듯한 것을 찾아 할 일을 미루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노력들이 이루어진다.
나 같은 경우에는 당장 해야 할 일들을 피하고 싶을 때는 독서를 하는 습관이 있다.
마음속에서 '당장 이 일을 해야지!'와 '좀 쉬었다가 할게!'가 갈등 중일 때, 좀 쉬었다가 보다는 '이 책 좀 보고 할게!'가 되는 순간 손쉽게 갈등이 풀려버린다. 그래... 책 좀 보고 이거 꼭 하자!! 가 되는 거지.
그렇게 시작만 해놓고 채 끝내지 못한 책들이 장르별로 꽤 된다. 그 말은 최근에 정말 회피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구나, 그리고 결국 해야 되는구나.. 젠장이 된다.
집 곳곳에 쌓여가는 책들을 볼 때면,
휴가 내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원 없이 책이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나의 회피 습관에 비추어 보자면, 그게
유일한 일이 되는 순간, 또 다른 회피 거리를 찾지는 않을까 싶다.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는 책들을 보자니 잡식성도 이런 잡식성이 없네. 일단 내일 해야 할 일에 대한 부담감이 몽글몽글 생겨나고 있는 휴일 밤이다 보니 이 중에서 하나를 얼른 잡아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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