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거리/취미찾기중

낚시

2018. 6. 10. 21:05

5월 22일.. 첫 낚시.

취미 찾기를 위해 팔랑귀 모드를 하고 있는 나에게 바다낚시를 가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었지만, 휴일의 시간은 내 시간이 아닌지라
두 아들과 함께 남겨질 와이프의 허락이 필요하긴 했다.

부처님 오신날의 취지에 맞게 와이프는 나에게 자비를 베풀었고
나는 생전 처음으로 바다낚시란 걸 경험하게 된다.

'잡은 물고기로 선장님이 직접 회도 준비를 해주는 4시간 코스.
타겟 물고기는 성대와 도다리.'

직장 동료 5명은 멀미약을 먹고 다함께 배에 올랐다.

신나더군. 파도는 잔잔하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기온에 물고기는 어찌나 잘 잡히는지.
미끼 갈아넣기가 바쁘게 물고기가 잡혀올라오는 데,
남자들이 이래서 낚시 낚시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나도 장비 갖춰서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새로운 취미를 찾았구나 하는 설레임도 들었다.
아마 이때까지였던 것 같다.
즐겁고 신나고..너무 들떠있었던 것이.

배타고 2시간 30분이 지나자
배멀미가 스물스물 올라왔다.
도다리 미끼인 갯지렁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매쓰꺼워지면서
우리 일행이 열심히 잡아올린 물고기로 준비된 회 그릇을 앞에 두고
난 장렬히 전사를 했다

물고기  잡느라 신나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현실인지 꿈인지 몽롱해질 즈음
배가 출발했던 선착장에 도착을 했다.

맨 몸으로 배에 탔던 우리 일행은 잡은 물고기를 들고 갈 수가 없어 
아이스박스를 들고 탄 옆 일행에게 다 양보를 했다.

이후 이리저리 검색해서 우리가 넘긴 도다리가 킬로당 4만원이라느니
이렇게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면 가장으로서 가오가 살지 않는다느니
아쉬운 소리들이 나왔지만.
난 육지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는.

두 아들 녀석에겐 내가 잡은 것 뿐만 아니라, 옆 아저씨가 잡은 물고기 사진까지 모두 아빠가 잡아노라
뻥카를 좀 날리고
배 타고 낚시해보고 싶다는 녀석들의 간절한 눈빛에는
너네가 자라면 알아서 가라는 말로 정리를 해주었다.
아빠 몸 하나 간수 못하겠는데 너네까지는 영 자신이 없구나.

힘들었지만 자꾸 생각이 나는 건
낚시대를 타고 느껴지던 손맛을 잊지 못함일까
일상을 떠나 잠시나마 웃고 떠들고 즐겼던 시간이 필요해서일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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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MIYA 미니카  (0) 2018.04.24

TAMIYA 미니카

2018. 4. 24. 16:18

중학생때였던 것 같다. 
타미야 미니카 하나에 6천원정도 했던 것 같고,
용돈을 모으고 모아 하나 장만하고, 학교 복도 끝에서 끝까지 레이싱 대결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튜닝은 흥했으며,
결국 순정 모터로는 블랙 모터를 절대 이길 수 없었으니
돈이 없는자.. 남는 건 씁쓸한 패배 뿐.

30년이나 지난 돈 없던 시절 아픈 기억을 치유하고자한다는 
공식적인 명분을 만들었지만
실은 늘 반복되는 일상을 떠나 집중할 만한 다른 대상이 필요했다.

취미 찾기 1탄.


설레였다..설레였다..설레일려고 노력했다.. 왜 안설레이는거지. 


내가 기억하는 미니카가 이렇게 조립이 복잡했던가? 중학교때 내가 이런걸 했단 말인가!
나이 들어 만난 조립장난감앞에서 잠시 마음이 쫄려왔다


쫄리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그나마 좀 쉬워보이는 자동차 표면 꾸미기부터
웃긴게 이게 뭐라고..여기에 집중하게 된다.
다른 잡념은 사라지고 스티커 한땀한땀에 


오호호.. 그래 이 맛이지.
30년전 중학교 복도로 나는 이미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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