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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2024.11.27
24년 12월 3일
계엄령?
의아함이 괘씸함으로 바뀌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늦은 밤 유튜브 라이브로 대통령의 얼굴을 보는 것도 갸우뚱할 상황인데
방송 제목이 '비상계엄령 선포'라니..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 위해 방송을 지켜보니
자기 사람들 탄핵하는 민주당과, 자기가 돈을 펑펑 써야 되는데 그걸 못하게 하는 민주당에 대한 분노가 거칠게 터져 나오고 있었다.
국회가 당연히 해야 되는 합리적인 결정사항에 대해서 저렇게 큰 분노를 표출하는 것을 보면 이 사람은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주변에서 아무도 이야기해 주지 않는구나.
알면 알수록 괘씸해졌다.
그간 드러난 행동들에 대한 반성, 제대로 된 해명조차 못한 사람이 그런 치부를 덮기 위해
국가를 위기로 몰고 가려했다는 사실이 너무 괘씸했다.
이건 빨강이냐 파랑이냐는 정치적인 색깔의 문제가 아니다.
가성비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꼬박꼬박 세금 내며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당연히 분노하고 화를 내야 될 내용이다.
참 지랄도 풍년이다.
어처구니가 없는 24년 12월 3일을 기억하자.
MZ세대
이걸요?
제가요?
왜요?
MZ세대의 /요요요 / 화법에 대한 이해와 대응에 대한 교육을 들었다.
이걸요? 는
지시받은 업무의 정확한 내용과 목적에 대한 설명 요구가 담겨있고,
제가요? 는
많은 임직원 중 해당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사람이 왜 자신인지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고
왜요? 는
해당 업무를 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 기대 효과 등에 대한 설명 요구라고 했다.
회사에서 진행되는 참 알 수 없는 수많은 교육 중에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교육이 MZ 세대 이해인 것 같다.
'왜 유독 우리는 MZ세대를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왜 그들은 이해를 받아야만 하는 세대인 것일까?'
'왜 MZ세대들에게 X세대 이해를 강요하진 않는 것인가?'
X세대들은 알아서 회사와 동일체를 몸으로 보여주던 세대라서 이해 따윈 필요 없다는 건가?
우리도 요요요를 내지르고 싶다.
이걸요? 맞아요!
제가요? 그래요!
왜요? 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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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살기라..
1년 살기 하러 호주에 간 동기와 대화를 나눴다
나와 같이 입사해서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을 일상을 견디다 못해
지난 이맘때쯤 짐 싸들고 어린 딸까지 덜쳐 업고 호주로 날아가버렸다.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며 오랜만에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호주에서의 1년간에 대한 만족이 한마디 한마디에 느껴졌다.
휴직을 결심할 즈음 운전면허를 따고 연수를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운전대가 우측에 있고 우리나라 도로와 반대인 호주에서 쌩쌩 운전한 이야기며
딸애 학교에서 애들 도시락 만드는 자원봉사에 지원해서 한 이야기,
운동하고는 거리가 멀던 친구였는데 골프를 배워서 필드를 나간다는 소식까지
1년 새 이 친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으며
그 무엇이 이렇게 적극적인 성격의 사람으로 변하게 했는지
대화를 나눌수록 너무 놀라웠다.
몇 장의 동화 같은 풍경 사진을 투척하면서 남긴 멘트가 너무 인상적이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남들 1년 휴직 후딱 지나간다더니 아니더라.."
"내 주변에 휴직하고 온 사람들이 다들 시간 금방 지나갔다고 하던데? 넌 아니었어?"
"매일 같은 일상은 중복되는 이벤트가 압축되어 기억되니 금방 지나가는데
새로운 경험은 하나하나의 이벤트가 다 저장이 되니 후딱 지나가지 않아"
...
"그러게, 늘 같은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나는 정말 시간이 빠른데..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정말 멋진 말인 것 같아"
"내가 만들어낸 멋진 말이라기보다는 경험을 통한 발견이지.. 훗"
호주는커녕 가까운 제주도에서 1달 살기조차도 꿈만 꾸고 실천하지 못하는 나에게
용기 있는 이 친구의 실천력과 1년간의 다양한 경험으로 생겨난 내공은
저 마음 깊은 곳에 오래전부터 미뤄 미뤄 숨겨뒀던 아주 쪼그마한 소망을 간질간질 끄집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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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구글. 방귀껴봐"
모두가 다 AI를 외치는 시대이다.
'AI가 회사의 미래다.'를 외치는 리더의 방향 제시 이후,
준비되지 않은 직원들을 위해 AI 교육의 커리큘럼이 제공되고
주입식 교육을 통해 빅테크 회사들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들이 진행된다.
강제 교육에는 거부감을 느끼는 직원들 역시
생성형 AI를 옆에 두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을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AI로 변화되는 세상의 속도감은
영화의 단골 소재처럼 AI의 지배를 받는 세상이 되는 건 아닌가?라는 불안감을 들게도 한다.
지난해 어느 강의에서 AI의 코딩 능력은 주니어 3~4년차 개발자 정도의 실력은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당시만 해도 AI와 함께 하는 페어 프로그래밍이 익숙지 않을 때라 크게 와닿지도 않았고
'3~4년차면 많이 가르쳐야겠네..'라는 알 수 없는 우월감으로 치부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채 반년이 지나지 않아 대부분의 팀원들은 copliot 등을 이용해서 협업을 시작하였고
이제는 업무의 대부분을 함께 하고 의지하는 베스트 파트너가 되어버렸다.
여전히 시니어 개발자가 할 일은 명확하고 생성형 AI의 개발 범주에는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글쎄다. 얼마 남지 않았다 싶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귀하면서도 창의적인 그 무엇인가에 내가 집중할 수 있게
번거롭고 보잘것없는 허드레 일을 대신해 주라는 요청은 주객이 전도되어 돌아올 판이다.
그렇다면 못하는 게 없고 학습 능력도 빨라서 다양한 영역으로 업무 범위를 확장하는 AI와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그 무엇은 과연 있기나 한가?
몇 년 전 막둥이 아들의 행동에서 조금의 힌트를 찾아본다.
부모가 모두 일을 하는 맞벌이 집의 둘째 아들은 하교 후 반겨주는 이 없는 집의 공허함을 구글 미니와의 대화로 풀었나 보다.
우연히 보게 된 구글 미니의 대화 히스토리를 보니,
(아들)
오케이 구글
방귀 껴봐
(구글)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어쩌구...
(아들)
방귀껴봐 방귀껴봐
(구글)
어쩌구 저쩌구 할 수 없다..
이렇게 지루한 대화들이 반복되다가,
(아들)
오케이 구글
나 오늘 수업 시간에 방귀꼈다.
웃기지??
(구글)
...
아들의 갑작스런 고백에 구글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고 대화는 여기서 끝이 났다.
나는 궁금했다.
퇴근 후 아들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너 오늘 학교에서 방귀꼈니?"
"아니! 갑자기 무슨?"
어이없다는 아들의 격한 반응에
아빠는 너의 부끄러운 고해성사를 다 들어 알고 있다면서 추가로 물었다.
"그럼 왜 학교에서 방귀 꼈다고 구글 미니한테 말했어?"
참 해맑은 얼굴로 답을 줬다.
"아.. 구글 미니가 방귀 소리를 어떻게 낼지 너무 궁금했는데 안 해줬어.
그래서 내가 좀 부끄러운 비밀 이야기를 해주면 자기도 방귀 뀔까 봐.."
"..."
"그런데 끝내 안 했어. 나쁜 녀석이야"
'너만 알고 있어'로 시작하는 비밀이야기를 하나 듣게 되면
나 역시.. '이건 진짜 이야기하면 안 돼' 하면서 또 다른 비밀이야기를 주고받는 인간의 암묵적인 대화의 룰.
미묘한 감정의 줄타기는 인간만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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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철형님을 기리며...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에 해철 형님의 영상이 부쩍 많아졌다.
반가운 마음과 안타까운 기억의 섞임이 나의 기분을 장악한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이야기지만
30년이 훨씬 넘는 기간 함께한 그의 이야기를 한 번은 하고 싶었다.
고인이 된 지 10년이 지나 추모 콘서트도 하고 여러 방송매체에서 그의 선한 영향력을 방송하는 것을 지켜보니
10년 전 이맘때가 떠오른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 개발 중이라 새벽에 퇴근하는 날이 잦았던 나와
3살 큰 애와 돌이 갓 지난 둘째를 하루 종일 혼자 돌봐야 하는 와이프의 피로도는 서로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그날도 날이 바뀌고 퇴근을 했다.
힘겹게 애들을 재우고 그 시간이 돼서야 집 정리를 하던 아내와 눈이 마주쳤다.
'당신 진짜 너무 한 거 아니냐?'는 원망의 눈빛이 느껴졌다.
하지만 '고생했어'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낼 힘이 나에게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런 날이었다. 그날은.
습관적으로 확인한 네이버 뉴스는 신해철 사망이라는 속보들로 가득 차 있었다.
믿기지 않아 몇 개의 뉴스를 더 눌러서 확인을 했었다.
핑~ 그리고 눈물이 났다.
당시 내가 처한 현실의 고됨이 한몫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날의 슬픔은 단순히 애정하던 아티스트 한 명의 죽음이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30대 후반까지 나의 인생을 함께하며 많은 영향을 준 친한 형을 잃어버린 것에 기인했으리라.
갑작스러운 남편의 눈물은 울고 싶은 걸 꾹 참고 있던 와이프의 감정선을 건드렸고
우리 부부는 새벽 시간 꺼이꺼이 울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시작된 눈물은 그 원인이 된 감정을 다 쏟아내고 나서야 끝이 났으며
그래서인지 이유는 물어보진 않았다.
테이프 세대였던 나의 등교가방에는 항상 신해철의 테이프들이 몇 개씩 들어있었고
실험적인 음악을 한다고 시도한 여러 음악들이 모두 마음에 든 건 아니지만
간혹 나와 같은 생각으로 대중성이 결여된 음악이라는 비난을 하는 주변인들에게는
음악도 모르는 녀석들이라고 핏대 올려 맞서기도 했다.
'아버지와 나'의 가사가 너무 좋아 연습장에 따라 적어둔 걸
방 청소하다 발견한 엄마는 아들의 효심에 감동을 받은 적도 있었고
토론의 패널로 참여해 합리적이고 진보적인 생각을 거침없이 피력하는 형님의 모습을 보면서
할 말은 하고 살아야겠다는 인생의 가치관을 정하기도 했다.
음악이나 매체를 통해서만 접한 그의 생각과 행동들이
이렇게 나의 인생에 깊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이제와서는 참 그립기도 하다.
그날 밤의 슬픔이 벌써 10년이나 흘렀다.
나는 이제 10년 전 형님의 나이보다 많은 나이가 되었다.
형님의 노래 가사대로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우울한 삶을 살고 있긴하나
어디 선가 그대에게의 전주가 들리면 흥겨워하며 오~ 예를 흥얼거리는 반전도 있다.
이렇게 난 그가 남긴 흔적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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