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02.22

2021. 2. 23. 00:20

고민…
15년이 넘는 나의 회사생활에서 15년을 함께한 선배님이 있다.
놀기도 잘하고 일도 잘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돈도 잘 쓰고
한없이 여린 듯하다가도, 그 누구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참으로 다양한 매력의 소유자이면서
이 회사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많은 선배.

그래서인지 이 선배는, 이곳에서 승승장구할 것이고,
나보다 더 오래 이곳에 있을 것이리라 생각했으며, 
그러기에 이별은 내가 먼저 고할 수 있으리라를 생각했었는데.

이 분의 돌발 선언에
기분이 묘하다.

항상 몸으로 보여준 행동파 선배가
또 이렇게 몸소 미래를 개척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나 싶어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가, 
늘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있던 분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크나큰 아쉬움도 있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알다가도 모를 묘한 기분에 하루 하루를 보낸다.

 

'살아가는 모습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3.01  (0) 2021.03.01
02.21  (0) 2021.02.22
02.16  (0) 2021.02.16

02.21

2021. 2. 22. 12:55

봄이다.
달리자.

추위를 핑계로 가진 긴 겨울잠의 시간 때문인지... 체력이 저질이 되어버렸다.
땀에 흠뻑 젖은 채 절뚝거리면서 집으로 돌아갔지만
모처럼 느껴 본
딱 기분 좋은 선선한 바람과,
그리고 너무나 익숙한 봄이 오는 내음.

더 할 나위 없이 즐거운 시간!!!

#대구 월드컵 경기장

 

www.relive.cc/view/vr637By8Xd6

'살아가는 모습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22  (0) 2021.02.23
02.16  (0) 2021.02.16
02.14  (0) 2021.02.15

02.16

2021. 2. 16. 21:12

친하게 지내는 회사 후배가 남은 휴가를 모두 사용해서 제주도에 내려갔다.
그 후배의 계획을 전해 들은 1월 말부터 나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부러웠다.
나는 왜! 뭐한다고! 이 평생을 살면서 혼자 오롯이 여행 한번 가지 않았나.

후배가 전해준 2주간의 여행 계획은 참 심플했다.
'오전에는 요가하구, 매일 다른 데로 산책 가구,
자전거 빌려서 타고, 미술관도 가고,
저녁마다 회먹을거에여 1일1회!'

너무 특별하지 않았다.
그래서인가...

너무 고급져 보였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기나긴 휴가.
후배가 하겠노라 한 일들을 나열해보면 너무나 평범한 누군가의 일상처럼 보인다. 1일 1회 빼곤.
하지만 그걸 막상 한다고 생각을 해보면 전혀 평범한 일이 아닌 게 된다.
나의 아니 우리의 일상이 그렇게 녹녹지가 않은 거다.

후배가 던져 준 휴가 계획의 마지막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암 생각 안 하고 책 읽고'

하고 싶다. 나도.

후배님이 투척해 준 사진  몇 장으로  힐링 중...

'살아가는 모습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21  (0) 2021.02.22
02.14  (0) 2021.02.15
02.04  (0) 2021.02.04

02.14

2021. 2. 15. 13:37

새로 이사온 동네의 커피점

아직 들어가 본적은 없지만
문을 열고 들어갈 때의 커피향도 너무 궁금하지만
그 느낌을 두고두고 아껴두고 싶은
분위기 있는 집
...

'살아가는 모습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16  (0) 2021.02.16
02.04  (0) 2021.02.04
02.03  (0) 2021.02.03

02.04

2021. 2. 4. 06:18

최근에 집을 샀다.
정확히 말하자면 살던 집을 팔고 새로운 집을 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살던 집은 오르기전에 팔고, 새 집은 더이상 오르지 않겠구나 하는 가격에 샀다.

터무니 없다고 생각한 호가가 실거래가로 바뀌는
그리고 그 실거래가 나오면 또 억억 거리는 호가가 만들어지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면서
정신을 부여잡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정부에서 대책을 계속 내고 있으니 집값이 잡힐 것이다.
6월전에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급매들이 나올 것이다.
매매보다는 전세를 살면서 분양을 노려야된다.

하..

그 어떤 말도 억억 오르는 호가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멘탈을 잡아주진 못했다.
결국
난 다시 집을 구입을 했고 잠시 마음의 안식을 찾은 듯 했으나.....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출이자금액과
그로 인해 이 회사에 영영 발목 잡힌 것 같은 갑갑함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우리집 층수를 누를때마다 힐끗 쳐다보는 이웃 주민들의 눈빛
'호구 왔는가.'

우연히 어디선가 본 글귀 하나로 마음을 토닥여본다.

'고통은 불가피하지만 괴로워하는 것은 선택이다.'

'살아가는 모습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14  (0) 2021.02.15
02.03  (0) 2021.02.03
02.02  (0) 2021.02.02

02.03

2021. 2. 3. 07:02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의 행동에서 나 자신을 볼 때가 많다.
특히 내가 숨기고 싶은 나의 약점들, 내가 고치려고 많이 애썼던 성격들이 희한하게도 내 아이에게서 보인다.

나는 화가 나거나 상대방에게 속상한 일을 당하게 되면 말을 하지 않는다.
바로 그 자리에서 풀 수도 있지만 그냥 입을 닫아버리는 것으로 나름의 불만 표출을 한다.
이러한 패턴이 눈치 빠른 상대방인 경우에는 효과가 있다.
그 상대방이 평소와 다른 나의 모습을 빠르게 인지하고 자신의 실수를 사과하는 것이
내가 예상하는 모범 답안이었다.

하지만 눈치가 없거나, 눈치는 챘더라도 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상대방을 만난 경우에는
그 침묵의 시간이 길어지고 그러다 보니 답답함까지 더해져 화가 점점 더 커지게 되는, 결국은 조그마한 일로 시작된 일이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감정의 골을 파버리게 된다.

이러한 감정의 표현방식이 절대적으로 나쁘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혼자 속앓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나이를 먹어가며,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습득 해왔다.

최근에 초3 아들 녀석이 이런 말을 했다.
학교 단짝 친구가 자신을 섭섭하게 한 일이 있었고, 한 달간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단다.
한달쯤 지나니 그 친구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면서 이제 다시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들은 한 달간 끌어온 찜찜했던 감정이 친구의 사과를 통해 풀려서 굉장히 홀가분해하는 듯했으나,
나는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할까 고민을 했다. 

아들아..친구에 대한 섭섭함은 얼마가지 않아 수그라들게 되어 있어.
다만 그 뒤부터는 '너 나한테 잘못했으니 사과를 해'. '난 꼭 사과를 받아야겠어' 라는 오기. 자존심 때문에 상대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지.
그 체벌을 견디다 못해 빠르게 사과를 하면 다행이나 그렇지 못한 경우는 벌을 내리고 있는 너나,
그것을 받고 있는 친구나 모두 힘든 시간인 것이고.
그럴바에는 처음에 바로 섭섭한 점을 이야기하고 푸는 것이 맞지 않을까?

가만히 듣고 있던 큰 애,
근데 처음에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조그마한 일이라서, 따지는게 좀 그래.
그런데 그걸 말을 안 하고 넘어가기에는 내가 기분이 나쁘고.
그래서 그냥 말을 안하게 되는 거야.

아차.. 그랬지. 내가 입을 닫아버린 경우도 딱 이거였지.
뭐라고 화를 내기에는 너무 미미한, 하지만 분명 손해 보는 뭔가가 있는 그런 상황.

아이에게 아빠의 시행착오를 통한 인생의 큰 지혜를 주려던 나는 갈 곳을 잃어버렸다.
아빠한테 큰 삶의 지혜라고 받는 줄 알고 기대했던 아들은 한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져. 

'살아가는 모습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04  (0) 2021.02.04
02.02  (0) 2021.02.02
02.01  (0) 2021.02.01

02.02

2021. 2. 2. 06:14

코로나 덕분에(?) 참 많은 생활의 변화가 있다.
그중 친구들과 지글지글 고기 굽히는 소리를 들으며 술잔을 기울이던 회식이 참 그립긴 하다.

분명 난 술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컸던 것인지
요즘 자연스레 집 식탁 위에 술잔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전에는 퇴근 후 맥주 한 캔을 마시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리면서 늘어날 뱃살 걱정을 더하는 걱정을 하는 정도였는데
요즘은 집에서 먹는 저녁 식사에는 항상 술을 함께 하고 있다.

건강 검진받을 때 작성하는 문진표에
당신은 술을 얼마나 마십니까? 라는 물음의 답변으로 제공되던
1번. 매일, 2번. 1주일에 3~4번과 같은 답변을 보면서 한심하다고 생각을 해왔는데.

어휴. 저렇게 먹으면 알코올 중독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며
늘 4번. 2주에 1번이라고 체크를 했던 것 같은데….

근데 정작 깜짝 놀랄 일은, 나의 술 마시는 룰이다.
소주는 딱 3잔만 마신다,
그리고 한잔 한잔을 정말 가득 술이 넘칠 듯 말 듯 따른다.
3잔이라는 암묵적인 나만의 룰을 지키되 그 안에서는 최대로 마시고 싶다는 욕망 충족이지 않나 싶다.

소름 돋는 것은,
이 행동이 내가 어린 시절 아버지가 반주할 때 하시던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엄마가 메인 요리를 준비하는 날이면, 아버지는 슬그머니 소주를 챙겨 오시고는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며 잔소리를 하는 엄마에겐 늘 ‘3잔은 괜찮다.’라고 말씀하시며
딱 3잔만 마신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각 잔은 정말 술잔에 입을 가져다 되어 마셔야 되는 양만큼을 따르셨다.
그걸 엄마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셨고.

나 역시 아버지는 술이 저렇게나 맛이 있을까?
왜 아버지는 엄마가 싫어하는 술을 저리도 챙기실까.

근데 그걸 내가 똑같이 하고 있다니.
차이점이라고는 그 당시의 엄마의 역할을 지금 나의 아내는 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인지 그 당시의 엄마의 3잔 잔소리를 나 스스로가 지키고 있다는 점.

술이 달다.
그 당시 아버지도 술이 달았으리라. 그러니 그렇게 양껏 채우셨겠지.

아버지의 재평가는 오늘도 새롭구나

'살아가는 모습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03  (0) 2021.02.03
02.01  (0) 2021.02.01
01.29  (0) 2021.01.29

02.01

2021. 2. 1. 06:11

1년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다 보니,
요즘은 사람들 발길이 뜸한 야산을 자주 올라간다.

한창 뛰어다닐 나이에 집에만 갇혀 지내는 두 아들 녀석의 에너지 분출 겸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나의 지방량 증가도 걱정이 되어 최근에 자주 등산을 했다.

사람들이 없는 등산길을 걸을 때면 자연스레 걸음걸이가 빨라진다.
이미 나는 가족보다 몇 걸음이나 훨 앞서 나가고 있다.

나의 걸음걸이가 빨라서가 아니라 그냥 내가 좀 불안해서이다.
내 가족이 가야할 길이 맞는 길인가를 먼저 확인하고 싶고,
위험하진 않은지를 먼저 눈으로 보고 싶은 이유가 크다.

뒤에서는 아빠 같이 가자는 외침과 좀 천천히 가라는 아내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하지만 그대들이 알겠는가. 겁많은 가장의 고충을.

그러고보니 나 어릴 때도 엄마 손을 잡고 어딘가를 걸을 때면
아버지는 항상 저 앞에 혼자 걷고 계셨다.
엄마는 나에게 아버지는 걸음이 빠르다고만 하셔서 그런가 보다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당신도 나와 같은 사명감을 가지고 계셨던 것일까?
아버지에 대한 재평가는 내가 그 나이가 되어서만 가능한 것이구나.....

'살아가는 모습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02  (0) 2021.02.02
01.29  (0) 2021.01.29
01.28  (0) 2021.01.28

01.29

2021. 1. 29. 06:29

회사 내 짐 정리를 할 일이 생겨 수북이 쌓여 있던 다이어리를 펼쳐봤다.
업무 관련 내용들 사이사이 그 당시 심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글들이 꽤 있었다.
글들의 대부분은 녹녹지 않은 회사 생활에 대한 불만, 주변 동료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푸념.
심지어는 장문의 편지도 있었다.
불만과 답답함을 어딘 가에 꼰 지르고 싶어 다이어리가 대나무 숲인 냥
있는 말 없는 말 막 휘갈겨 적어 둔 글.

너..그렇게 살지마.. 책임감도 없고...어쩌구 저쩌구 정말 회사 생활 삐삐삐..

작년 다이어리였는데.... 그 대상이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내가 이맘때 누구에게? 누가 나를 이렇게 화나게 했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주변 동료들을 한번 둘러봐도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더라.
반년도 지나지 않아 다 잊힐 일이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분노에 부들부들했었구나.

피식 웃음이 났다.
지난 일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다이어리 한 귀퉁이에 적혀 있는 문구 역시 출처가 어딘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당시에는 공감이 되는 말이었기에 이렇게 급하게 적어뒀겠지.
구질구질한 현실에서 마음을 다잡는 용도였으리라..

"제가 버티면 상황이 더 나아질까요?

아니 상황이 더 나아지진 않아.

다만 너가 더 나은 사람이 될 거야."

'살아가는 모습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01  (0) 2021.02.01
01.28  (0) 2021.01.28
01.27  (0) 2021.01.27

01.28

2021. 1. 28. 06:32

새벽에 일어나면 세상이 너무 조용하다.
그래서 나도 소음을 만들고 싶지 않아 진다.
커피 한 모금을 삼키는 소리도 최소화한다.

외부가 조용하니 머릿속이 활발하다.
뒤엉켜 있던 머리 속 많은 일들, 그리고 생각들이 차곡차곡 정리가 된다.
서랍장 양말 정리하 듯 대충 접혀 있던 기억들을 하나둘씩 꺼내어 다시 펼쳐본다.

숨기고 싶은 기억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웠던 과거들도 어디선가 나온다.
이 기억이 아직까지 있었구나. 참 구석진데 잘 숨어도 있었다.
너무 오래전 일이고 그 당시에 이미 충분히 힘들어했고
자다가도 이불킥을 몇 번이나 했던 일이 아직까지 잊히지 않고 숨어 있었다니…
그 기억의 시간으로 함께 가본다.

내가 왜 그때 그런 후회될 행동을 했을까 다시 생각을 해본다.
그럴 수 있지. 크게 실수한 것은 아닌데.. 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든다.

그 당시에는 그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수치스럽고 후회스러운 일이었는데,
별 것 아닌 것 같다. 아니.. 진짜 아무 일이 아니다.

훌훌 털면 될 일상의 한 조각이었는데 3년도 더 지난 일을 다른 기억으로 덮어 꼭꼭 숨겨왔구나.
별 것 아닌 일로 다시 기억을 수정한다.
아무 일도 아니다. 아무 일도 아니니 이제 기억에서 놓아줘도 된다.

새벽에만 느낄 수 있는 샌치한 감성과 너무나도 조용한 이 시간에만 가능한 나의 기억에 대한 재 판결.
새벽이 주는 사면의 시간이다.

'살아가는 모습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1.29  (0) 2021.01.29
01.27  (0) 2021.01.27
새벽 1일차 -01.26  (0) 2021.01.2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