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8

2021. 1. 28. 06:32

새벽에 일어나면 세상이 너무 조용하다.
그래서 나도 소음을 만들고 싶지 않아 진다.
커피 한 모금을 삼키는 소리도 최소화한다.

외부가 조용하니 머릿속이 활발하다.
뒤엉켜 있던 머리 속 많은 일들, 그리고 생각들이 차곡차곡 정리가 된다.
서랍장 양말 정리하 듯 대충 접혀 있던 기억들을 하나둘씩 꺼내어 다시 펼쳐본다.

숨기고 싶은 기억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웠던 과거들도 어디선가 나온다.
이 기억이 아직까지 있었구나. 참 구석진데 잘 숨어도 있었다.
너무 오래전 일이고 그 당시에 이미 충분히 힘들어했고
자다가도 이불킥을 몇 번이나 했던 일이 아직까지 잊히지 않고 숨어 있었다니…
그 기억의 시간으로 함께 가본다.

내가 왜 그때 그런 후회될 행동을 했을까 다시 생각을 해본다.
그럴 수 있지. 크게 실수한 것은 아닌데.. 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든다.

그 당시에는 그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수치스럽고 후회스러운 일이었는데,
별 것 아닌 것 같다. 아니.. 진짜 아무 일이 아니다.

훌훌 털면 될 일상의 한 조각이었는데 3년도 더 지난 일을 다른 기억으로 덮어 꼭꼭 숨겨왔구나.
별 것 아닌 일로 다시 기억을 수정한다.
아무 일도 아니다. 아무 일도 아니니 이제 기억에서 놓아줘도 된다.

새벽에만 느낄 수 있는 샌치한 감성과 너무나도 조용한 이 시간에만 가능한 나의 기억에 대한 재 판결.
새벽이 주는 사면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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