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

새로운 건 항상 힘들다.

2009. 11. 17. 09:23
어린 시절 학년이 바뀔때마다 새로운 애들을 만나고 새로운 선생님을 만났을터인데
어찌 그리 쉽게 적응을 하고 그 사람들과 친분을 잘 맺었을까.
참 장하구나..아니지 참 장했구나라는 생각을 요즘들어 많이 한다.

어느 순간부터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내 사람이라는 선을 분명히 그어 그 선 안에 있는 사람하고만 지내려 하는 성향이 생겨버렸다.
분명 나의 어린 시절에도 내 사람이라는 공간은 있었고
그 공간에 사람을 입장시키는 나름대로의 규칙도 있었는데
참 쉬웠나보다..내 공간에 사람을 들이는게..

하지만 요즘은 그 공간에 새로운 누군가를 끌어 들이는 것에 참 인색해졌고 조건도 까다로워진 것 같다.
그 공간에 이미 사람이 다 차버려서 그런 것일까..

왜 이렇게 새로운 사람을 들이는데 인색할까를 생각해본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자연스레 터득하는 거 중에 하나가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인 것 같다.
그러기위해서는 검증된 사람들하고만 살아가는 것.
이제껏 살아오면서 추리고 추려진 그래서 나와 코드가 딱 맞아
나에게 피해 또는 상처를 남기지 않을 확률이 굉장히 높은 사람들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
하나의 이유가 아닌가 싶다.


또 하나는 이제 누군가에게 나를 보여주는 것에 인색해진 것 같다.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나도 그 사람에게 이만큼을 보여주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
'나는 당신에게 호감이 있어요..그 증표로 나의 이런 점을 보여줄께요.' 같은...
하지만 요즘은 이렇게 남에게 나를 보여주는 것에 참 조심스러워진 것 같다.
그 이유는..
흠. 그간 살아오면서 몸소 터득한 나름의 철학때문이겠지...
메모리는 다다익선이지만
친구는 반드시 다다익선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라는..

요즘은 새로운 사람 관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업무에 대해서도 이리 저리 견주게 되고 거부감부터 가지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 난 또 업무가 바뀌었고 그 거부감 가득한 업무 파악으로 어리버리한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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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준비

2009. 11. 11. 14:18

어제 퇴근길에 동료가 이런말을 했다.

형.. 크리스마스 이벤트 준비해요? 민수씨는 벌써 예약하고 알아보던데...


두둥..
벌써 2009년이 막바지구나
정말 시간 빨리간다.

그건 글코 크리스마스는...
내 목에 이쁜 리본 달고 짠 했다가는
목졸림 당할려나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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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못하는 이서방..크크

2009. 7. 29. 13:34
결혼 전 몇 번의 처가 농장 방문은 다 늦가을 부터 겨울에 이루어져서리..
장인어른이 소를 꽤 키우시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아니..이럴수가..
결혼후 봄이 오고 여름을 지나다보니
식구들 먹을정도만 하신다던 농작물의 규모가 장난이 아니었다.

전원일기에서나 보던 농촌 청년회모자..
이 모자는 처가집에 가서 농사일 돕는 날 나의 차지다.

이게 문제의 복숭아 밭.
하얀 것이 복숭아를 싸고 있는 봉지들이다.
물론 이 사진을 찍은 건 봉지 쌀때이고, 지금은 수확이 한창이지..
온 가족이 동원되어서 따고 분류하고 박싱작업하고 공판장에 간다고 요즘 처가집은 엄청 바쁘다.
물론 내가 한건 별로 없지만서도 솎아내기 작업을 했기에 애착이 간다. 흐흐..

장인 어른이 억대 수입을 위해 확장을 시작한 복숭아 밭이다.
저 작은 키의 녀석들이 2년후면 본격적으로 수확을 한다니
나의 솎아내기 작업은 무한적 늘어날 거 같아 걱정이 태산이다.
중요한 건 저 복숭아 사이에 빈 공간에는 양파가 들어간다는거다..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양파 수확을 하고 있을 나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히 그려진다.

이건 고구마다..
고구마는 정말 생존력이 짱인것 같다.
대충 모종 심어놓으면 엄청나게 빠른속도로 자라서
한주 한주 그 크기가 달라진다.
9월이면 고구마 수확도 시작하신다는데
이서방..고구마 좀 잘뽑아봐...쑥쑥!!!! 이라는 장인어른의 싫지 않은 잔소리를 들음서
땀 흘리는 내모습 역시 아주 생생이 그려진다.

우리 처가집 소들은 지네들이 강아지인주 안다.
저 멀리 있다가도 이리와 라고 부르면 냅다 뛰어와서 혓바닥을 낼름 거린다.
혓바닥 힘이 엄청 쎄서리 손을 잘못 줬다가는 내 손을 삼킬까봐 두렵기까지 한 녀석들..

이 녀석은 똘이다.
어찌나 활동성이 강한지 풀어두면 농작물 다 쫑날 정도이다.
촌 개인데 이렇게 갇혀 있는게 불쌍해 보여서 내가 한번씩  과자를 넣어주기도 한다.

이 엄청난 양의 고추를 보라.
우리 가족 먹을려고 심었다는 고추밭이 끝이 안보인다.
지지대 세우고 고추나무 넘어지지 않게 끈으로 묶는 등의 작업은 다 나의 차지이다.
첨에 삽질 몇번 시켜보신 장인어른이 판단하신게지..
나는 삽질보다는 이런 여성스러운 일을 잘한다는 걸..크크

돈내고 주말 농장 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도 그런셈치자고 주말 휴식 포기를 선언한 마누라와
주말 농장이라기엔 그 규모가 너무 큰게 아니냐고 투덜투덜거리는 나.


내가 사위로 들어오면서 같이 일할 동지가 생겼다고 좋아라하는 나의 대학친구이자 큰 동서이자 영원한 돼지 장군과, 나를 아주 만만한 이모부로 알고 있는 장군의 승우.

사회 생활 힘들면 대게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한다.
'촌에 가서 농사나 지으까'
크...농사 아무나 하는 것 아니다는 걸 최근 몸소 체험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 말이 완전 틀렸음을 지적하고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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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이 어지간히도 즐거운 월요일 아침.
장마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발걸음도 가볍게 룰루랄라 회사를 왔는데
정말이지 유치원생마냥 순수한 생각을 가지고 정치하는 양반들의 해맑은 발언들이
더욱 더 즐거운 월요일 아침을 선사하는구나.

나경원 “미디어법, 국민생활 밀접한 법 아니다”
나경원 의원은 이어 "방송 다양성이 좀 더 일찍 확보될수록 국민들이 더 다양한 정보를 불편부당 없이 받아들임으로써 어떻게 보면 우리 자유민주주의 이야기할 때 민주주의 제대로 되려면 그런 게 조건일 것"이라며 "그런 면에선 국민생활과 관계가 없다고 말씀은 드리기는 어렵고 피부에 와 닿은 그런 관계는 없다고 말씀하실 수 있다"고 거듭 밝혔다.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0856)


정말이지 눈물나게 고맙게도 이따위 법이 통과된다면

딴나라 지지하는 애들 눈에는 띄이지도 않고 내 눈에만 띄여서 안타까웠던 아래 기사들도
이제 함께 못보게 되는 거니 내가 덜 안타깝고 덜 억울하겠구나.

AP통신 "이명박 강제징용,위안부 사과문제 거절서약"

흥분하면 지는 겁니다.절대 흥분 금물...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65144


세상 삐딱하게만 보지말라던 누군가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모든 것을 다 긍정의 힘으로 돌려서 생각했더니 MB가 떠난 우리나라의 이런 모습이 상상이된다.

미디어법 통과로 인하여 국민들의 80%는 TV를 멀리하고 밖으로 밖으로 나간다.
딱히 할것도 없고하니 MB가 만들어준 강 옆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나 타면서 건강을 챙긴다.
민영보험땜에 아프면 병원비도 많이 드는데
온 국민이 TV안보고 자전거만 열심히 타대니 병원 갈일이 없어진다.

그렇담 나머지 국민들의 20%는??
자전거 안타고 TV 열심히 보는 20% 사람들은 연일 MB의 탁월한 정책이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볼 것이며 고속도로를 만든 박통과 함께 자전거 도로를 만든 MB를 함께 그리워하겠지.. 

그러고보면 MB 천재인걸???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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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있니?

2009. 6. 13. 11:17
서른 넷이라는 나이.
늦은감이 있긴 하지만 결혼도 했고
꽤 이름있는 대기업 연구원으로 있고
주변 사람들 하고 그럭저럭 괜찮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친구들 만나서도 오늘은 내가 쏠께라는 말을 하는데 전혀 부담이 없는 지갑 두께를 가지고 있으나

왜 항상 이렇게 조급할까.

더 바쁘게 살아야 할 것 같고,
더 배워야 할 것 같고,
더 많이 벌어야 할 것 같고,
더 나은 곳을 찾아야 할 것 같은
이런 강한 압박감에 시달린다.

하루하루 밀려 있는 일거리 처리하는 데 급급하다보니
1년 후, 5년 후, 10년 후 나의 모습은 상상조차 되지 않으며
미래에 대한 설계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아니다.' 이지만,
그러면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만들 수가 없다.

우리 회사는 입사교육때 5년후의 내 모습과 목표 등등을 기술해서 제출하면
3년이 지난 후 그것을 공개해서 확인가능하도록 해주는 타임캡슐이라는 녀석이 있다.
ㅋ~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부끄럽두만..
그 당시에 내가 분명 적어서 제출했던 문서인데
나에게 정말 이런 꿈들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지금 나의 모습과 너무나 다름에
적잖이 당황을 했다.

하기야 그 당시에는 국가연구소 낙방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대기업에 입사한 것인지라
언젠가 돌아갈 곳은 연구소라는 생각이 강했으며,
그 준비의 일환으로 논문도 많이 읽고 서밋도 하는 등등
미래에 대한 계획이 굉장히 철저하게 작성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논문 서밋은 커녕, 한편 제대로 읽은 것도 없으니 
알게 모르게 조급함을 계속 느끼고 있는거겠지.

이건 아닌게 틀림없지만,
이것 보다는 조금 불투명한 저것을 할 자신이 없기에
이것을 붙들고 있는 그런 상태랄까???

예전, 연말 PS에 들떠 있는 나에게 2년 먼저 회사 들어와 있던 친구가 웃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
자기 입사 동기들 중에 똑똑한 순으로 퇴사를 한다는..
아직까지 남아 있는 자기 같은 애들은 이것 말고는 마땅히 할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그때는 그냥 웃고 넘겼는데...
그때와는 다른 웃음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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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스의 담요..

2009. 6. 12. 18:52
이너스의 담요..
지난 주인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했던 그룹(?) 이다.

첫 공중파 출연이라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
잔뜩 긴장했구나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는 어색한 모습들.
흠...
우루룩 나와서 자기들 이야기 거침없이 하고
조금 더 자신을 알리고자 어필하는 모습이 너무나 당연한
요즘 쇼프로그램에서
그런 모습은 참 낯설면서도 호감이 가더라.


좀 더 알고 싶어 그룹 홈페이지를 찾아가보았으나 renewal중인지 게시판 하나 달랑 있두만..
하지만 그 게시판에서 팬들과 교감을 쌓아가고 있는, 약간은 소박한 모습에
방송에서 느꼈던 첫 인상과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진다 싶었다.

담요송, Picnic등등 
보컬 음색이 너무나 특이해서 들어도 들어도 좀처럼 질리지가 않네.
 이렇게 음악적 색깔이 분명한 그룹이 많이 많이 나왔음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Get Microsoft Silver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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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남편놀이...

2009. 6. 10. 11:10
난 참 괜찮은 남편인 것 같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자발적으로 해놓고
내가 하지 않으면, 나의 외아프가 해야되는 일이니 내가 다 해놓자!!!

라는 기특한 생각으로 시작한 일의
마무리는 항상 저런 허탈감이 채워진다.
상대방을 생각하고자하는 이성과 나의 일상을 회복코자 하는 본능간의 충돌이라고나 할까..

이 세상 다른 남편들도 이런 생각들을 할까?
나만 별난 것인가??

여튼 이번주는 와이프가 쉬는 주말이구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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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xible 출근....

2009. 6. 2. 09:27

8시 출근, 기약없는 퇴근을 하던 회사에서
6월 1일자로 Flexible출근제를 도입하였다.
오후 1시전에는 아무때나 출근하고 8시간 근무후 자율적으로 퇴근하라는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훌륭한 제도이다.

그 실행의 첫날..
정상 출근시간이었던 8시에 사무실이 휑하다.
정말 출근하기 싫은 월요일 아침, 
때마침 이 제도가 시작한다는 사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했을까??

하지만....나???
회사 버스는 6시 20분에 우리집 앞을 지난다.
회사에 도착하면 7시..
오호라~~ 그럼 4시에 퇴근을 해볼까나 @_@
그때는 퇴근 버스가 없당. ㅡㅜ
고로 나에겐 Flexible 따윈 없다.


재택근무만이 살길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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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월 23일을 영원히 기억하자...

South Korean Ex-President Roh Dies In Suspected Suicide

뉴스 속보에서 당신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한동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가슴속이 답답하고 이 망할넘의 대한민국에 대해 쌍욕이 나오더군요.

혼자 지하주차장 차안에 들어가서
당신을 그렇게 구석까지 몰아넣은 쥐새끼에 대해 온갖 저주를 퍼부어도 
분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숨을 고르며 라디오를 켰는데
때마침 이문세의 옛사랑이 나오더군요.
분명 이런 상황을 노래한 것은 아닐텐데
노래 가사가 참 와닿습니다.



보고 계시죠??
당신이 떠난 후에 우리 국민들이 당신을 얼마나 그리며 또 그리고 있는지를..
당신은 외로운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더럽고 추잡한 인간들에 의해 당신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막혀있었던 것 뿐입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요.
정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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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상견례를 예정하고 있던 동기 녀석이 메신저로 말을 걸어왔다.
그 녀석 집에서는 결혼을 서둘렀으면 하는데,
여자친구 집에서는 아직 딸을 시집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아서 일 진행이 순조롭지 않다는 것이었다.

7달정도 전 나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피식 웃음이 났다.


나도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고민을 했었는데...

여튼 그때 나의 기억을 떠올려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결혼을 하고자 하는 너희 두사람이 의지가 강하다면 별 문제는 되지 않겠구만.' 이라는 말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덧붙혀 해준 당부의 말을 옮겨본다.

동기: 도대체 결혼 준비하는데 얼마나 돈이 드는 거야?

나 : 흠...하기 나름이겠지만, 집이 젤 크지 않을까??

동기: 나는 다 생략하자고 말 할 생각인데..

나: 요즘 생략도 많이 하더라..괜히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실속있게 하자며 예물 같은 것도  많이 줄여서 커플링 하나 하고 마는 사람들도 많더라구..
근데 분명한 것은 결혼이란게 너와 너의 여자친구 둘만의 문제가 아니잖아..
그냥 너 생각대로 생략하고 줄이다보면 너를 이제껏 키워주신 부모님이나 여자친구 부모님이 알게 모르게 섭섭할 수가 있어.

동기: 그래??

나: 생각을 해봐..너희 집 쪽에서만 한 번 보자..
너네 집에서는 너가 첫 결혼이자나?
글면 부모님 주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어 있어.
알게 모르게 '예단비는 얼마 들어왔느냐?,  예물은 몇 세트 해줬어?' 등등의 오지랍 넓은 사람들이 질문을 할 거란 말이지.
여기서 예단비라는 돈으로 너네 집안 어른들 양말이라도 하나 사드려야되는데
그 돈의 액수가 어른들 사이에서는 꽤 민감할 수도 있어.
자식들이 아껴서 결혼을 할려고 이것도 줄이고 저것도 줄이고 하는 것을 뻔히 아시기에
딴죽을 걸지는 못하시겠지만 섭한 마음이야 가질 수 있는거잖아..
그러니 줄이는 항목에 대해서도 양가에 충분한 설명과 함께 동의를 구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해.
여튼 결혼 준비하다보면 알게 모르게 서로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있어.
대부분의 이유는 돈이지.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각 자 부모님으로부터 돈이 얼마나 나오느냐 하는 거지.


치졸해보여 직접 입에 올릴 수는 없고,
그러자니 불만은 쌓이고 그래서 빙빙 돌다가 다른 건수로 싸움이 되는거야.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이거지..
우리집에서는 이만큼 해주는데,너네집에서는 왜 이것밖에 안해주느냐?

' 에이~ 우리 모아둔 돈으로 결혼하는데 부모님 돈 가지고 왜 싸우겠어??'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막상 준비를 하다보면 이 뜻을 알게 될거야.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막고 싸우지 않고 결혼 준비를 할려면
여자친구랑 미리 약속을 해야지..다음과 같은.
결혼준비하다가 발생하는 양 집안간의 트러블은 자기 선에서 막자

각자의 집에서 나오는 불만들이 상대방 집에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골치 아파져.
예를 들어
'예단비가 너무 작은 것 아니냐?' 라는 불만이 나왔다고 하자.
그게 상대방 집에 들어가게 되면
'그 집은 뭘 그리 잘했다고..두고보자.' 라는 감정 싸움이 될 수 있어.
그러니깐 각자의 집에서 나오는 잡음은 집 밖을 나가지 않게 막아야 된단 말이지.

그리고 또 하나 있어. 이것도 정말 중요한 것이니깐 명심해~~

방관자의 입장을 유지해라.
이건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 내가 결혼 당사자인데 왜 방관하라는거야?? 하겠지만
이것도 정말 중요하지.
결혼 준비하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효자가 되어 있을거야.
내가 언제부터 우리 부모님을 이렇게 생각하고 배려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예를 들어,
며느리가 예쁜 나머지 너의 어머니가 꾸밈비나, 예물 등을 약간 무리를 하셔서 준비할 수 가 있어.
이때 괜히 효도한답시고 이것도 줄이고, 저것도 줄이고 하라는 식으로 관여하지마라는 소리지.
그냥 부모님이 해주시는대로 가만히 방관하는 것이 제일 좋아.
이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겠지만 실제 준비하다보면 이 말이 팍팍 와닿을것이야. ㅎㅎ

동기: 오~ 정말 좋은 말들이야..고마우이...

나는 결혼 준비하면서 한번도 다투지를 않았다.
시간이 촉박해서 다투고 할 시간이 없었던 탓도 있겠지만
아무것도 바라지를 않고 시작하면 싸울 이유가 없더라.
결혼식 끝나고 나면
사랑스런 우리 며느리고 듬직한 우리 사위가 되는 것이니
괜한 일로 다툼없이 결혼 준비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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