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근황
참 피곤한 시간이다.
그래서 뭔가를 끄적이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는다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 하루가 넘어가기 1시간 전에 다시 돌아왔다.
집이 주는 푸근함에 잠시 소파에 누워있다가 샤워를 하고 어지럽혀진 집안을 한번 정리하고 나니 다음날이 되어있다.
또 내일을.. 아니지 오늘 아침을 기약하며 부족한 잠을 채워야 되는 시간이다.
"허망하다."
허망이라는 단어가 이럴 때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좋지 않은 마음 상태, 망해버린 하루를 표현하고 싶었다.
"카톡.."
아무말이나 시도 때도 없이 나누는 회사 동료 카톡 방에 맥주 캔 사진이 하나 올라왔다.
"술 없인 살 수가 없네요."
평소 맥주 한잔에도 얼굴이 빨개지는 동료인데, 허세스러운 말에서 조금은 그 진심이 느껴진다. 무슨 마음인지 왜 모르겠냐
'에잇.. '
요즘 매일같이 인생 최대 몸무게를 갱신하고 있어서 자제 중이었는데 맥주캔을 하나 들었다.
오늘은 잠이 아니라 술로 이 허망함을 채워야겠다.
요즘 관계가 소원해진 애가 한 명 있다.
회사 입사하고부터 지금까지니깐 20년 가까이를 꽤 가깝게 지내왔다.
다툼의 순간은 짧았지만 회복은 쉽지가 않다.
긴 세월의 친분은 상처난 마음의 치유를 빠르게 할 줄 알았는데, 그 긴 시간이 주는 섭섭함으로 회복을 더디게 한다.
덕분에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난 변화가 없다
그런데 왜? 좋았던 관계가 어색해졌을까?
그래, 너가 잘 맞추면서 지내줬던 거구나.. 그리고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고.
나도 그리고 너도 우린 모두 사회생활을 한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