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2023. 10. 17. 23:51

"나 이제 인간관계를 다시 생각해볼까 해

아무 말이나 나누는 친구와의 대화방에 무심코 던진 화두였다.

"어떻게?

"내가 내일 이 회사를 나간다고 하자.. 과연 이 회사에서 만난 인연 중에 연락을 하고 지낼 사람이 누가 있을까?

"두루두루 사람들하고 잘 지내는 오빠가 그런 얘기를 하다니 의외군

"넌 있을 것 같아?

"나는 진작에 연락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결론을 낸 상태지..

"...


'부질없다'는 이럴 때 사용하기에는 딱 어울리는 단어이다.

회사에서 받는 업무적인 스트레스는 내가 받는 월급만큼 받고 있다.

회사에서 받는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 이건 딱히 보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 퇴근을 해도 나를 따라다닌다.

즉, 회사 생활의 무료봉사다. 이러한 무료봉사는 퇴사를 해야 끝나겠지.

책상 위 노트를 정리하다  누가 볼까 봐 흑색 볼펜으로 동글동글 덧칠로 지워버린 문구가 보였다.

나는 이미 너를 정리하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과 단 둘이 있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정을 떼려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나는 그 당시 누구에게 이렇게 분노를 했던 것일까?

그 분노가 쉽게 사그라들진 않았을 텐데

난 요즘 얼마나 큰 가면을 쓰고 회사에 앉아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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