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16년..
해가 바뀌고 벌써 3일이 지났다.
지난 2016년에 대해 뭐라도 흔적을 남겨야 된다는 부담감에 들어왔지만
그 어떠한 기억도 병신년에 병신년이 한 짓을 이길 만한 게 없네.
1월 3일.
한때는 달력에 동그라미 해두던 날이었는데...
연초부터 야근에 출장에 변함없는 생활의 연속이다.
지난 해 마지막 날.
그 전날 반영한 SW patch가 문제가 되었는지 아침부터 쉬지 않고 전화기가 웅웅거린다.
딱히 누구의 잘잘못을 가릴 수 있는 버그가 아니었던 탓에
너도 나도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만 늘어놓는 채팅이 계속 된다.
'제발 한 명만 나타나라.'
'책임지고 출근해서 고치겠다는 사람 한 명만 나타나라.'
'31일날까지 회사서 이슈 대응하라면 정말 돌아버릴 것 같다.'
'나타나라.. '
나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는지 불쌍한 희생양이 낙점이 되었다.
짠하긴 하지만,
나만 아니면 된다는 고약한 심뽀가 이내 동정심을 지워버린다.
퇴근 후 업무 지시..
나도 수시로 지시를 내리는 자리이나, 지시 받는 입장이 되니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네.
빌어먹을 사내 메신저는 왜 만들어서리..서로가 서로를 옭매는지.
31일 저녁.
집 밖으로 나가보았다.
정문 앞 초소에는 경비원 아저씨가 도시락을 드시고 계신다.
식사 중에도 중간중간 지나가는 입주민들에게 인사를 하신다
짠하다.
조금 걸어 나오니 제과점 알바생이 지친 얼굴로 바코드를 찍고 있다.
화려한 트리 장식 사이로 보이는 지친 얼굴 역시...
짠하다.
연말이라 그런가..
한 해의 마지막날까지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뭔지 모를 애틋함이 든다
그래도 난 가족과 함께니깐 나은건가 라는 생각을 잠시 하다가
주머니에서 웅웅거리는 사내용 메신저를 인지하곤 날려버린다.
결국은 스트레스 받으면서 연말을 보내는건 똑같은데
내 주제에 누굴 위로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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