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벌써 봄...

2018. 3. 17. 16:11
17년을 보내며 남긴 송년회 글을 18년의 새로운 글로 덮고 싶었는데 참 시간이 나지 않아 마음의 짐이었다.

나이 마흔 넘기고나니 그 뒷자리에 대해서는 무덤덤 무관심 무지하기까지하다.

한살 더 먹었구나.

몸도 예전같지 않고, 늘 피곤하고
쉽게 뒷골이 땡기며, 조금씩 신경 쓰이던 통증이 어느 새 삶의 일부가 되어있기도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게 된 나이.

나에게 올해는 시작이 좀 특별했다

연초라서 의무적으로 한게 아니라, 
아프지 말자라는 생각에 13년만에 처음으로 회사 헬스장에 등록도 했었고.

승진할 수 있겠다라는 기대감?
6년째 달고다니던 내 이름 뒤 직급이 바뀌면 어떨까?에 대한 설레임도 조금은 있었고.

그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걱정되고, 
짠한 마음이 함께 들었던 학부모라는 새로운 이름도 기다리고 있었으며,

아들아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인생에 공부가 다는 아니다를 자신있게 말할 주 알았던 나는
사교육 유혹에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개편 예정이었던 조직에 대한 아주 조금의 기대감? 그리고 큰 걱정들.

여긴 언제든 떠날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녔던 회사에 대한 집착과,
집착의 원인이 된 내가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들.
그리고 커진 집착만큼이나 함께 늘어난 경쟁력 확보에 대한 고민들.

이것 저것 많아진 생각만큼 해야할 일은 늘어나고,
그럼에 내 시간은 자꾸 줄어들고. 
에휴.. 주저리주저리 신세타령 하자면 끝이 없지.

어쨌든
승진은 물건너갔고
조직개편 이후, 주변 사람들의 측은한 눈길을 한몸에 받고 있으며
사교육의 유혹에 보기좋게 굴복하면서, 
교사인 아내가 학부모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달라지고 있는 입장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있으며,
에.. 또.. 헬스장은 한 번도 간적이 없고. 아니지 갈 수가 없었고.
내가 엔지니어인지. 감정 노동자인지 모를 정도로 여기 저기 눈치보며,
이 사람 저 사람 다독이며 회사 생활 하고 있다.

행복?
2018년도는 정말이지 너무 힘들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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