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구매

2011. 9. 20. 12:51
아..
3만원짜리 공유기 하나 살때도 인터넷 최저가에 후기까지 꼼꼼히 체크하고 구매하던 나였는데 @.@V

거실 벽에 붙어 있는 알수 없는 문양의 아트월이 숨을 쉬는 돌이라는 주인장의 믿지 못할 말과
오늘 4시에도 보러 오기로 한 사람이 있고
어제 보고 간 사람은 오늘 가격 절충만 되면 당장 계약을 할려고 한다는
부동산 아줌마의 다급한 목소리에..
귓속에서는 자...곧 종료합니다. 5, 4....3,,,2... 라는 카운팅만 들리는 것 같고..

집 둘러보고 10분만에 계약을 하자고 앉았다. ㅡㅡ;;;

내가 이 집을 살 돈은 있는지 
대출은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아무런 고민 없이 

'아이고 참 동안이시네', ' 학생인주 알았다' 는 아줌마의 폭풍 찬사에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싸인을 해버렸다.

'자..이제 이렇게 싸인을 했으니 계약금이 오고 가지 않은 상태라도,
파기를 하게 되면 이 금액만큼 줘야합니다!!!

라는 부동산 소장님의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보자..이 금액이라는게 얼마인공...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엥??'

계약금으로 집 구매금액의 10프로나 당장 줘야 한다는 사실도 싸인을 하고 나서야 알다니...이런 멍충이.


머리속이 혼란스러웠다.


'우선 월요일까지 보내야하는 계약금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


'출근하자마자 대출신청해도 다음날이나 되어야 나올텐데..'

'흠..존경에 마지 않는 부장님한테 지지를 칠까?'

'아니야..친한 사이일 수록 돈거래는 안하는게 맞아..'

'근데 도대체 내계좌에는 얼마나 있는거지?'


계약서를 가슴에 품고 돌아왔지만

뭔가 내 집을 샀다는 기쁨과 감격과 뭐 그런 ... 당연히 있을법한 쿵캉거림은 없고

오늘 로또나 사볼까...연금복권은 목돈이 아닌거지?? 라는 이상한 상상만..


....휴....

" 집이 오래되었잖아..", "웁스 너무 비싼거 아니냐?? " 는 주변의 우려는 

다 시기와 질투라고 생각하고

돈은 뭐 어디서든 떨어지겠지라는 쿨한 마음으로 

수성구민이 된 것에 만족해



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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