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

2022. 12. 28. 17:11

회사와 집만 왔다갔다하는 40대 가장으로 살아간다.
늘 마주하는 사람들, 익숙한 환경 덕에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 역시 오늘 같을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 형성은 익숙한 일상에 적잖은 스트레스이다.
그러한 만남이 1회성이 아니라 꽤 지속될 것 같은 관계라면
나의 평온한 일상에 포함을 시켜 익숙해 질 것인가
저 멀리 변두리에 두어 거리를 유지할 것인가를 결정해야한다.

보통 이런 선택은 첫 인상에서 정해진다.
나랑 맞을 것 같은 사람, 나랑 결이 맞지 않을 것 같은 사람.
첫 만남 또는 첫 대화에서 확신해 찬 판단을 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그 판단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결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변두리로 배치한 사람은 선입견이라는 막으로 포장을 하고
뭘 해도 나랑 안 맞는다고 믿고 싶어한다.
주변에서 그 사람의 안좋은 이야기가 들릴 때면 역시 나의 판단은 정확 했다고 뿌듯해하며
선입견 포장지에 또다른 딱지를 하나 붙여준다.
친해질 수 없는 관계로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자격지심인가?
어떤 점에서 내가 저 사람에게 밀린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래서 이유도 없이 싫어하는 건 아닐까?
내가 이렇게 속 좁고 보잘것없는 사람이었나?
갑자기 미안해진다.
이러한 내적 갈등을 경험하면서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보기 위한 곁눈질을 슬쩍슬쩍 한다.
조금 부드러운 태도로 그 사람을 대해본다.

아니더라.
처음부터 맘에 안든 사람은 그냥 나랑 안 맞는 사람이더라.
처음부터 맞지 않는 사람은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다.
사람은 많고 나랑 맞는 사람 알아가기에도 시간은 부족하다.

조직 개편으로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시즌에
나를 위한 변호를 미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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