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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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2012.05.21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어느 일이나 다 그렇겠지만 사람이 아닌 컴퓨터와 대화를 해야되는 이 직업 특성상
컴퓨터 머리를 이해 못할 때가 종종 생긴다.
그럴때면 조용히 눈을 감고 컴퓨터의 동작을 머리속으로 따라가보면서 '아.. 이 부분이구나!!!' 라고 알아내면
얼마나 좋을까...ㅋㅋ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처음부터 다 짠 코드에서나 가능할까나..
얼굴 본적도 없는 누군가의 머리속을 따라가기는 종종 힘이 부칠때가 있다.
이럴때는 무식한 방법이긴 하지만 '눈으로 본 것 만 진짜다.' 라는 믿음으로 로그도 넣어보고
펑션키 눌러가며 디버깅도 하면서 해결책을 강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또는 내가 생각하는 이 방법보다 먼가 더 좋은 솔루션이 있다라는 촉이 올때가 있다.
이럴때면 주위를 살핀다.
평소 일처리 능력이나 그간 친분 등을 고려하여 내가 처한 이 상황 해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택,
다짜고짜 지금 이 문제는 보통의 경우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희귀한 케이스라며
그 사람의 잠자고 있는 도전정신에 불을 지핀다.
이런 떡밥을 덥썩 무는 경우는 자리를 고쳐 앉고 함께 고민을 시작하지만
떡밥이 약하거나 자신의 코가 석자인 경우는 대충 '흠..흠..흠..' 의 응답을 줄 뿐이다.
흠..흠..흠의 응답을 자주 주는 사람은 다음 번 인물 선정에서 우선순위가 밀리게 된다.
다들 비슷하지 않은가?? 이 업의 특성상 이런 일들은 굉장히 잦다.
그러다보니 역으로 나에게 떡밥을 던지는 경우도 많다.
스윽 옆자리 의자를 땡겨 앉고는 나는 구경도 못해본 함수 설명을 시작하는 사람부터
잘되어가요? 라는 나의 형식적인 인사에 그간 pending된 이슈들을 다 설명하면서 한숨을 쉬는 사람까지..
나는 이런 경우 일단 함께 고민을 한다.
물론 처음 딱 들었을때 이건 알 것 같다. 이건 내가 영 모르겠다라는 느낌이 온다.
후자인 경우라도 함께 코드를 보자고 하는 이유는 나에게 설명을 하면서
상대방은 자신의 멘탈을 정비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에게 이 정도의 말을 하자면 이 사람 나름대로는 엄청 고민을 했으리라...하는 동지애가 발동했기 때문인데.
그런데...문제는
최근
나도 흠...흠... 흠을 남발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유야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내가 변했다는 게 중요하다. 크
일과 중에 대충 넘겨버린 이런 헬프의 말들이 퇴근길에 생각나서 미안해지기도 하며
그 질문의 대상이 후배인 경우에는 그 자책의 정도가 더 심하다.
선배의 입장에서 함께 공유하고 후배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
그리고 잠시 후에..
'역시...선배 대단해요' 라며 엄지손가락 한번 추켜세워주는 후배의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든 회사생활의 비타민일 것인데...
( + 하기야 요즘은 후배한테 더 많이 배우고 엄지손가락 추켜 세워야 되는 입장이긴 하지만...ㅡㅡ;;)
선후배간의 그리고 동료간의 이러한 Communication이 잘되는 팀이야 말로
완전 이상적인 개발팀의 모습이 아닐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함께 일하고 싶은 선배, 후배가 많아져야
야근에 찌든 개발자의 삶이 조금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까...
물론 나부터...다시 적극성을 가져야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