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장
마지막으로 나갔던 출장이 2012년 초가을 샌프란시스코였는데
4년만에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출장을 간다.
회사 입사후 뻔질나게 나갔던 기존 출장과 다른 점이라고는
딱 1주일만에 귀국한다는 점과
…
생각하기도 싫지만
몇 명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앞에서
한국말도 아닌 영어로 발표를 해야한다는 점이다.
짧은 일정인지라
작은 여행가방에 대충 옷가지 몇 개 넣고 나니
어라..이게 다인가 싶을 정도로 준비할 게 없는 출장준비이기는 한데,
입장료만 50만원이 넘는 conference 참석자에게
내가 가치있는 정보를 전달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부담감만큼은 역대급이다.
달달 외운 스크립트를
너무 달달 외운 티 나지 않게 하는 신공과
자연스러운 제스쳐
갈 곳을 못찾아서 심하게 방황하고 있을 나의 동공을 안정시키기 위한 타겟 설정 등.
하..왜 나인가요.
대상 없는 불만을 쏟아내다가, 그래 좋은 기회다 생각하자 했다가
아..근데 왜 나냐고!! 발끈하면서
이랬다가 저랬다가
한 시간에도 수십번 마음이 오락가락 한다.
매번 이렇게 영어땜에 고생할 때면
이번 일만 무사히 넘어간다면 정말 열심히 영어공부를 할텐데..라는
가정법 과거의 다짐을 하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이번 발표 건 역시 무사히 끝난다면 난 또 영어공부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크
말이 나와서 말이지
샌프란시스코는 정말이지 안좋은 기억뿐이다.
대학교 4학년때 단기 어학연수 코스 중 하나였던 미국 서부 여행.
그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와의 다툼으로 관광내내 즐겁지 않았던 기억.
두번째는 울트라에디션인가..여튼 미니스커트 폰안에 탑재될 야후 이메일 기능의 승인을 받고자
혼자서 야후 본사에 가서 손짓 발짓 다 동원해가면서 승인 시켜달라고 졸랐던 출장.
나의 간절함이 덜했던지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던 미니스커트 폰에는 야후 이메일을 탑재 할 수 없었고...쩝
세번째는 모르는 팀원과 모르는 것을 개발하러 가서 모르는 채로 돌아온 개발 출장.
세 번 모두
금문교를 보고
Pier 39가서 자고 있는 물개 보고
아이 레프트 마이 하트 인 샌프란시스코를 흥얼거렸었는데
이번엔..
거기다가 플러스로
땡큐 포 리스닝 마이 프리젠테이션까지 흥얼거릴 듯 싶네.
출장 떠나기 전날밤의 심란함과
빠른 시차 적응을 위한 나의 몸 빡시게 만들기를 위해
잠을 이룰 수가 없구나.
떨리는 건 떨리는 것이고
가문의 영광은 영광이니
증거로 남겨둔다.